https://economist.co.kr/2022/04/01/stock/stockNormal/20220401132006865.html
정치와 주식시장은 언뜻 보면 무관해보인다.
이번 안랩 사태도 그렇다.
안철수 총리직과 안랩 주가가 무슨 상관인가?
이 뿐만이 아니다.
대선 주자와 전혀 상관없는 뜬금없는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내리곤 한다.
이번 글에서는 정치와 정치테마주의 상관관계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해보자.
테마주 투자법이란?
주식을 하다보면 '테마주'라는 단어를 종종 듣곤 한다.
테마주의 정의를 살펴보면 '증권시장에서 당시 정치 및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주식이 등락을 함께 하는 종목군'을 의미한다.
테마주라는 단어를 접하면 처음에는 막연하게 부정적인 느낌이 든다.
특히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투자자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기업의 가치를 평가 분석해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투기성으로 주식을 하는 느낌이랄까?
그러나 주식을 하는 목적은 결국 돈을 버는 것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테마주로도 수익을 꾸준히 낼 수 있다면 그 또한 투기가 아니라 투자이다.
사실 모든 테마주가 다 투기성의 성격을 가진 것도 아니다.
되게 흔한 테마주 중에 계절 테마주가 있다.
봄에 미세먼지 또는 황사가 항상 주기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매출을 예상하여 몇 개월 전 미리 관련 종목(마스크, 공기청정기 제조기업 등)을 매수하는 방식이다.
정책과 관련된 테마주도 있다.
건축 허가와 관련된 정책이 발의되는 경우 건설시장의 활성화를 예상하여, 건설 기업 종목(현대건설, GS건설 등)을 매수하는 방식의 테마주 투자법도 있다.
이렇게 테마주 투자라는 것은 주가와의 상관관계는 미흡할지언정, 나름 해당 주가가 오를것이라는 인과 관계를 추론하면서 투자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여기서 다룰 정치테마주는 조금 다르다.
알 수 없는 정치 테마주의 세계
에이택티앤이라는 종목이 있다.
지난 대선 기간동안 이재명 지지율, 이재명 관련 정책에 주가가 유동치던 기업이다.
에이택, 에이택티앤 이 두 종목은 대표적인 이재명 관련주, 테마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놀랍게도 해당 종목이 이재명 테마주인 이유는 신승영 대표이사가 성남창조경영 최고경영자(CEO)포럼 운영위원 출신이고 본사가 경기도 성남에 위치했다는 것이다.
???
이게 끝이냐고?
맞다.
단지 이 이유만으로 이재명 대선 후보와 관련된 지지율이 올라가거나, 대선 후보로 결정되었을 때 주가에 영향을 받곤 했다.
이번에 대통령으로 당선이 된 윤석열 대통령은 어떨까?
윤석열 관련 테마주로 유명한 기업은 서연, 덕성 두 기업이다.
왜 관련 테마주로 주가에 영향을 받을까?
역시나 그냥 사외이사가 같은 서울대 동문이여서 그렇다.
가족이 기업 대표여서도 아니다. 그냥 사외이사가 동문이라는 이유이다.
이런 이유로 투자를 한다고?
하지만 놀랍게도 이러한 갖다붙이기 성의 말도 안되는 이유로 많은 투자자금이 들어가고, 지난 대선기간 동안 투자자들 역시 그들만의 승부를 겨루곤 했다.
정치 테마주는 이렇게 논리적으로는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다.
하지만 실제로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는 오세훈 후보가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관계도 없는 '진양산업'이란 기업은 한동안 주가가 요동쳤다.
매 해마다 대선, 시장, 도지사 선거 등의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정치 테마주 투자로도 큰 수익을 내는 투자자들도 많다.(물론 내가 투자한 기업 후보자의 지지율이 떨어지면 주가도 떨어지지만...)
안랩의 주가가 유동치는 이유?
다시 글의 처음으로 돌아가보겠다.
안철수 대표의 국무총리 진출 소문이 언론을 통해 전파되자 안랩의 주가가 급상승했다.
이 경우는 그래도 앞에서 언급한 기업들과는 조금 경우가 다르다.
왜냐하면 안랩은 안철수 대표가 창립한 기업으로, 안철수 대표가 지분 약 18%를 가지고 있는 대주주이기 때문이다.
국무총리와 같은 고위 공직자가 된다면 안철수 대표는 둘 중 하나의 선택을 해야한다.
1. 지분 모두 매각
2. 백지 신탁
지분을 모두 매각한다면 본인의 기업의 경영권을 사실상 타인에게 넘기게 된다.
백지 신탁은 자기 주식을 수탁 회사에 맡기는 것으로, 맡긴 주식의 처분 관련 모든 권한을 위임하는 것이다.
고위 공직자가 본인의 기업에 관련된 유리한 정책 등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어 공직자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이다.
사실상 이 백지신탁을 시행할 경우, 자기 지분을 수탁사가 마음대로 처분하여도 알 수 없기에 대주주의 지분이 시장에 풀려나올 수 있게 된다.
안랩의 주가가 상승한 이유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최대 주주의 지분 매각 가능성으로 인한 다른 투자자들의 경영권 지분 확보, 혹은 이전에 언급했다시피 정치테마주 성으로 큰 인과관계 없이 상승한 것일수도 있다.
어찌되었든 이 백지신탁으로 인한 부담감일지는 모르겠지만 안철수 대표는 결국 총리직을 고사했다.
그리고 안랩의 주가는 다시 폭락하였다.
정치 테마주의 승부사들
정치 테마주는 앞에서 설명한 것 처럼 기업의 가치, 재무상태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나는 정치테마주는 스포츠토토와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특정 후보와 관련된 기업을 이유가 어찌되었든 그 후보의 테마주라 투자자들끼리 약속을 한다(그 이유가 터무니없는 것은 중요치 않다).
그리고 그 후보의 우승을 응원하면서 본인이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오르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정치테마주의 주의점이 몇 가지 있다.
어디까지나 정치테마주는 특정 후보에 의해 주가가 요동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
그리고 선거가 끝나면 어느 후보자가 승리했던간에 대부분의 정치테마주의 주가는 급락한다.
왜냐하면 게임은 종료되었고 더이상 끝난 게임에 참여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정치테마주도 분명히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방법이고, 실제로 많은 수익을 내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너무 많은 변수와 불확실성이 존재하므로, 관심이 있는 투자자분들은 신중하게 투자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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