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주식 시장에서 한 가지 시끄러운 이슈가 있었다. 바로 포스코의 주주총회에서 발생한 일이다.
얼마 전, 포스코는 물적 분할을 확정짓기 위해 주주 총회를 열었다.
문제가 되는 점은 물적 분할 반대 세력으로 인해 총회가 시끄러워지는 것을 막고자, 소액 주주를 총회가 열리는 장소가 아닌 다른 곳으로 따돌리고 주주총회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이는 명백히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의 권리를 무시하는 행동이다.
아래의 사진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소액주주들이 주주총회가 열리는 장소로 찾아와 항의하는 장면이다.
물적분할? 인적분할?
이처럼 물적 분할은 항상 어느 기업이든 논란이 되어 왔다.
그럼 과연 물적 분할이란 무엇이기에 많은 주주들이 반대를 하는 것일까?
물적 분할이란 기업 분할의 한 형태이다.
물적 분할이란 기존의 회사를 둘로 분할하고자 할 때, 신설된 회사의 지분 100%를 전부 기존의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다르게, 인적 분할은 기업이 분할할 때 신생 회사의 지분은 기존 회사의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과 동일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A라는 회사가 분할되어 B라는 회사가 새로 생긴다면 기존의 A회사 주주가 A회사 주식의 5%를 가지고 있었다면, 신생 회사인 B의 지분도 5% 보유하게 된다.
물적 분할은 왜 논란이 되는걸까?
먼저 물적 분할 자체는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미국과 같은 해외에서도 시행되고 있다.
일반적인 경우 물적분할을 하는 이유는 기업의 전문성을 더 키우기 위함이거나, 경영상 관리가 더 편하기 때문이다.
특정 기업이 이것저것 많은 분야의 사업을 하는경우, 그 사업을 다른 회사로 분할해서 따로 관리한다면 관리가 용이하다.
이 경우 회사는 분할되어 관리하지만, 분할된 회사를 상장시키지는 않는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즉 기존회사 A가 A, B 2개의 회사로 나뉘었지만, B의 지분을 A가 모두 다 가지고 있으며 B는 상장되지 않았기에 기존 A 기업의 주주들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
허나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는 물적 분할은 그와 거리가 멀다.
우리나라의 경우 물적 분할을 하는 경우 신생된 회사를 상장시켜버린다.
LG화학을 예시로 들어보자.
LG화학은 내부에 있는 배터리사업부를 분리시켜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기업으로 분할시켰다.
이 경우 새로 투자자들에게 공모주 청약을 받아 대규모의 투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LG화학은 배터리사업부의 실적 기대감으로 주가가 높게 형성된 것이다.
그런데 배터리사업부가 떨어져나가 LG에너지솔루션이 따로 상장된다면?
기존 LG화학 주식의 가치는 희석되고, 기존 주주들은 큰 손해를 입게 된다.
다른 예시로는 카카오가 있다.
카카오는 회사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사업들을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등 끊임없이 물적분할을 진행해왔다.
해외 기업의 경우 이와 같이 물적 분할을 진행하여도 소액주주들의 소송을 우려해 비상장하여 운영하지만 국내에서는 이처럼 무분별한 물적 분할로 소액 주주들의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
이와 같은 물적 분할의 부작용이 최근에는 문제가 대두되어 포스코의 경우 물적분할을 해도 자회사를 상장시키지 않겠다는 조항을 달았으나, 이런 조항은 주주총회를 통해 언제든지 수정될 수 있기 때문에 논란이 커지고 있다.
물적분할 논란, 과연 어떻게 될까?
물적 분할로 인한 소액 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최근에는 대선후보들도 기업의 물적 분할에 대한 제도를 논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물적 분할을 할 경우 신생 회사의 주식을 기존 모회사 주주들에게 비례해서 배정을 해야한다고 말하고 있으며, 윤석열 후보도 기존 모회사 주주들에게 신주 인수권을 제공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이미 늦어도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런 해결책들이 제도화된다면 소액주주들의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주식 투자를 공부해보면 이처럼 국내 주식 시장에는 이해를 할 수 없는 불합리한 일들이 많이 발생한다.
이런 일들이 계속 발생한다면 국내 주식시장은 해외 시장에 비해 경쟁력이 뒤떨어져 결국에는 많은 투자자들이 떨어져나가게 되지 않을까.
댓글